물이되는꿈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에코echo
2005. 11. 24. 02:11
나의 십대는,
조덕배와 김현식,
산울림과 들국화,
부활과 봄여름가을겨울,
빛과소금, 시인과촌장,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듣던 음악들.
그래서 그 후로도 지금까지
우연히 한 곡을 스쳐듣게 되면
그 애틋한 감상에 어쩔 줄 모르는.
며칠 전 아침,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을 들었다.
그 노래를 십대의 어느날, 처음 들었을 때
그때의 설레임과 두근거림,
그 모든 것들이 통째로 다시 살아나
얼굴까지 상기되었다,
보사노바 풍의 리메이크도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가수의 목소리는 생각도 않은 채
넋을 놓고 노래를 들었다,
게다가 조덕배마저 등장하고야 말았던 것이다,
그 흐느적거리는 목소리란!
알고보니 그 노래, 조성모의 리메이크곡이었고,
노래방에서 녹음한 듯한 홍경민의 앨범보다
왠지 더 우울하게 느껴졌고
왠지 시인과촌장의 리메이크보다 더 쓸쓸하게 느껴졌고
그래서 굳이 조덕배의 노래를 찾아보게 되었다는.
중학교 1학년때
<꿈에> 가사를 받아 적어 편지에 써 보내던
오랜 어린시절 친구가 기억나기도 하고,
술이 취해 114에서
<조덕배>라는 이름으로 아무 전화번호나 구해놓고는
새벽녘에 그 번호에 전화걸어
<왜 슬픈 노래는 부르지 않으세요?>라고 물었다는,
어이 없고 귀여운 후배가 생각나기도 한다,
너무 많은 것을 불러 일으키는
조덕배의, 음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