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얼굴을 한참 쳐다보면서
생각한다,
무슨 말을 적겠느냐고
어떤 사람들은 자꾸만 왜냐고 묻더라만
나는 그저 그녀의 영전에 속삭이겠다
이해한다고, 이해한다고
태산 같은 절망의 무더기 위에
모래 한 알 얹어졌을 때
태산을 버티고 서던 많은 날들 허무하도록
영락 없이 그 산 무너지기도 하는 것이다
절망의 산을 버티던 당신의 날들 위에
참 거짓말처럼 내려앉은 티끌 같은 모래알
아, 이렇게 거짓말처럼 벌어지고야 마는 일들
저 얼굴을 한참 쳐다보면서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참 예쁘구나, 사무치게 예쁘구나
서글프고 서글프도록 예쁘구나 당신
저 예쁜 얼굴이 늙어가는 모습 보지 못해
아쉽고 아쉽다
잘 가라 당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