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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던지기

20080802

아침 일찍 호텔을 나서 "Theorizing the History of Sociology" 세션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시간이 늦어져 첫번째 발표자였던 George Steinmetz의 발표를 놓치고 말았다. 그의 발표 제목은 "Imperial and Anti-Imperial Sociology in the US, France and Germany." 발표를 놓친 것이 아쉬웠지만 마침 진행 중이었던 James Moody의 "Network Processes of Sociological Production"이 정말 재미있었다. Neil L. Gross의 발표도 흥미로웠고, 마침 서점에서 Tilly의 "Why?"를 사서 읽고 있는 중이었는데 그 책을 여러 번 언급하니 이유 없이 반갑기도 했다. 세션의 organizer는 Jennifer Platt이라는 Sussex 대학 교수였는데, Sussex라는 이름을 보니 쏘냐가 생각나 많이 그리웠다.

점심을 먹은 후 "Globalization and its Consequences" 세션. Saskia Sassen과 Arjun Appadurai를 한 자리에서 보게 되었다. 점심식사가 길어져 아쉽게도 발표를 듣지는 못했는데, Sassen의 발표 제목은 "Neither Global nor National: The World’s Third Spaces", Appadurai의 발표 제목은 "Possibility or Probability? Alternative Futures For the Ethics of Globalization". 아무튼 Sassen은 뭐랄까 "현자"의 느낌을 주는 사람이었고, 아파두라이는 인도 출신 지식인 특유의 지적이고 침착한 분위기를 풍겼다. 관심 있는 학자들을 만나게 되면 이렇게 자꾸 '관상'을 보게 된다.

하버드스퀘어에 가보고 싶다는 자해와 캠브리지로 왔다. 나 자신 이곳에 도착한지 불과 사흘 지났을 뿐인데 누군가를 안내하다니. 도착한 첫날 발이 아프도록 돌아다녔던 거리를 다음 날 정혜와 돌아다니고 다시 자해와 걷는다. 술 타령하는 자해와 멕시코 식당으로 들어가 마가리타를 마셨는데, 맛이 너무 좋았다. 커다란 잔에 두 잔씩 마시고 나니 조금 취기가 돌았다. 맑은 날씨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저녁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보스턴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이 지체되었다. ASA에 참석한 대학원생들과 유학생들이 보스턴 시내에서 저녁식사를 함께한 후 다시 하버드스퀘어의 유명한 맥주집으로 향했다.

호텔에 돌아오는 시각이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 피로와 각성의 메커니즘이 몸 안에서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 아직은 여행객의 모드. 낯선 도시에 이렇게 스며드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