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냐를 만났다.
안양에서 상복 입고 있던 쏘냐를 만나
홍대 앞 이자카야를 세 군데나 돌아다녔다.
열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다른 어느 때와도 같이 인사하며 돌아섰다.
정작 어떤 위안의 말도 꺼내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나의 슬픔과 위로의 마음을 알지?
전철역으로 들어서는 쏘냐의 뒷모습을 보다
문득, 저 안양 여자를 홍대 앞까지 오게 한 게
미안한 일은 아닐까 싶었다.
"홍대 앞이 편하지?"라며
찬거리 만들고 빨래 널다 나온 쏘냐.
바람 많이 부는 여행지에서
어둑어둑해지는 길을
깔깔 웃으며 같이 걷고 싶은
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