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찰스 틸리(Charles Tilly)의 부고
에코echo
2008. 4. 30. 15:23

찰스 틸리가 사망했다.
한낮에 미국에서 걸려온 국제전화,
틸리에게 논문을 지도받고 얼마 전 디펜스를 마친 졸이 전화를 걸어
"우리 선생 죽었어"라고 했다.
틸리의 부고가 나에게 어떤 슬픔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때로 가족처럼 느끼는 졸이 그 죽음을 얼마나 슬퍼할까 가늠해보며
위로라도 전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런데 결국 부고를 전해듣게 되었고,
나는 위로는커녕 아주 건조한 목소리로 "그래?"라고 답하기만 했다.
작년 ASA 컨퍼런스에서 그의 강연 세션을 들어가보니
위독하다는 그는 참 정정하게도 긴 강연을 열정적으로 이끌고 있었다.
구부정한 몸, 노인의 목소리, 그러나 진지함과 유머를 포기하지 않는 정신.
사회과학 연구에, 아무튼 한 획을 그은 사람인 것만큼은 분명.
게다가 그의 '최근' 저술만 해도 이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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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c and Political Contention in Comparative Perspective(Maria Kousis와 공동편집, 2005), Trust and Rule(2005), Popular Contention in Great Britain, 1758-1834(2005), Identities, Boundaries, and Social Ties(2005), Why?(2006), The Oxford Handbook of Contextual Political Analysis(Robert Goodin과 공저, 2006), Contentious Politics(Sidney Tarrow와 공저, 2006), Regimes and Repertoires(2006), Regimes and Repertoires (2006), Democracy (2007)
찰스 틸리의 부고를 접하니
문득, 미국 사회과학의 한 세대가 종언을 고하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