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의도시

어느 저녁

에코echo 2010. 2. 1. 10:32
전망 좋은 George의 아파트 창가에서는
Boston Common부터 강 건너 MIT 건물까지 멀리 내다보였다.
반전 데모하다 연행되던 거리, 어머니가 찾아가 탄원하다 잡혀갔던 건물,
그리고 70년대 반전운동을 하던 무리들이 LSD 파티를 벌이던 기숙사 건물.
건물과 거리 하나 하나에 얽힌 추억과 스토리.

그러다 문득 고개를 돌려 Jim이 큰 소리로 말했다.

지수, 내 말 잘 들어.
예전에 아주 형편 없는 놈이 있었다.
그 놈 이름은 더글라스 맥아더라고 한다.
하는 말도 아주 형편 없는 놈이었는데
그래도 그 놈이 아주 멋진 말 한 마디를 유일하게 남겼지.

자, 지수, 왼쪽 팔을 들어라.
지수 팔을 들어줘. 아니, 오른 팔은 안 돼. 왼쪽 팔을 들어줘.

어둑어둑해지기 시작하는 보스턴의 전경을 창밖으로 내다보며 Jim이 말했다.

그래 지수, 자, 이제
그 놈이 한 말을 들려줄테니 왼팔을 흔들며 나를 따라해 봐.

I shall return!

하하하! 그렇지, 자, 다시 한번,
I shall return!
I shall return!

2010년 1월 18일 저녁.
전망 좋은 George의 아파트에서
유쾌하고 서글프게 반복되던 한 문장.

I shall retur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