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던지기
20080717
에코echo
2008. 7. 17. 12:35
꿈에서, 동생을 만났다. 다른 식구 없는 빈 집에서, 학교 간다며 누나를 불렀다. 일곱 살 혹은 여덟 살, 그때의 동생이 책가방을 매고 현관에 서 있었다. 잘 다녀오라고 심상히 대꾸했다. 그러다 문득 현관을 나서는 그애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일곱 살 혹은 여덟 살, 그때의 동생을 다시 불러 세웠다. 영문을 모르고 돌아선 동생을, 무릎으로 현관에 서서, 꼬옥 안아주었다.
"잘 다녀와."
그러자 그애가 내 품에 안긴 채 대답했다.
"응, 잘 다녀올게."
그런데 그렇게 꼬옥 안고 있는 게 너무 좋아서, "잠깐만," 하면서 한참을 안고 있었다. 너무 포근하고, 너무 정다웠다. 너무 정다워서, 이렇게 시간이 멈춘 채로 동생이랑 함께 있을 수만 있다면 좋겠다고 속으로 생각했다.
영문을 몰라도 왜 그러느냐고 묻지 않는, 착하고 순한 내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