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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직감

오늘 낮부터 집에서 인터넷이 안 되기 시작했다. 하필 오늘 낮부터.
간밤에 꼬박 열 시간동안 광화문 언저리를 배회하느라 체력이 바닥난 상태였는데
반드시 오후 6시까지 인터넷으로 처리해야만 하는 일이 있었던 것이다.
결국 사력을 다해 나갈 채비를 갖춰 집을 나와서는 페덱스 킨코스에 가서 메일과 팩스를 처리했다.
(팩스 한 장에 천원씩이나 하더군.)

가까이 사는 '박작가님'과 저녁을 먹고 커피를 두 잔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갑자기 불안한 직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다음 주 월요일로 잡아둔 비자 인터뷰 일정을 변경해야 하는데,
왠지 그걸 반드시 자정까지 마쳐야만 할 것 같은 느낌.
집으로 돌아와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인터넷을 연결해보았으나 연달아 실패.
한국통신에 전화를 걸어 시키는 대로 했으나 역시 실패. 그러는 사이 어느덧 시간은 11시 56분.
결국은 노트북을 들고 집을 나섰다. 아예 처음부터 시도도 하지 말고 카페로 향했어야 하는 건데 말이다.
집 앞 카페에서 노트북을 켜고, 연거푸 세 잔째의 커피를 마시며 인터넷으로 확인해보니
일정 변경은 인터뷰 이틀 전까지 가능하단다. 공휴일 제외, 정확히 수요일 자정까지다.

늘 이런 식이다.
불현듯 엄습하는 불길한 직감이란 늘 들어맞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