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방의도시

동네 교회

"Our Father and Mother, who art in heaven, hallowed be thy name. 
Thy Kingdom come, thy will be done, on earth as it is in heaven.
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 and forgive us our debt, as we
forgive our debtors. And lead us not into temptation, but deliver us
from evil, for thine is the kingdom, the power and the glory forever
and ever. Amen."

집 근처 교회, 예배 중 함께 읊던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어머니," 라는 시작이 생경했다. 주보의 뒷표지에는, 신적인 것이든
인간적인 것이든, 성별이 명확한 성서의 인물을 제외하고는 성 배타적
(gender exclusive)인 언어는 사용하지 않으려 한다는 글이 인쇄되어
있다. 특히 신에 대한 명명은, 신의 현존에 대한 남성적이고 여성적인
이해, 그리고 그에 대한 믿음을 가능한 모든 표현들로 드러내고자 한다고.

그 아래에는, 우리는 게이와 레즈비언, 양성애자들을 공식적으로 환영하며, 
교회 안에서나 세상에서, 성적 지향(sexual or affectional orientation)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이 시민적 권리와 교회조직의(ecclesiastical) 권리를 
누릴 것을 적극적으로 옹호한다고 적혀있다.




그런가 하면 주보의 첫 장. 이 교회는 진보적인 교회이며, 이는 이 교회가 
어떤 전통에 속해있는가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그 전통이란 이 땅과 그 위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사랑과 정의에 관하여 신으로부터 주어진 명령에
응답하는 것. 기도와 예배와 영적인 발전의 일상 속에서 예수의 예를 따라,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인 정의를 위해 헌신하고, 예술을 통해 삶을 찬미하며, 
모든 구도자들(seekers)을 환영함으로써 우리는 스스로 풍부해지며 이 세계로
확장될 수 있다고.

"예술을 통해 삶을 찬미하며"라는 구절이 유독 눈에 띄었는데, 이 교회의 
예배당이 평일에는 무용단의 연습실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종종 이곳에서
발레나 현대무용 공연이 열리기도 하고, 몇 주 전에는 규모가 큰 무용축제의
메인 무대와 무료 강습실로 교회 본당이 사용되기도 했었다.

아무튼 덕분에, 미국이 일으킨 전쟁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 
입을 모아 기도하고 돌아왔다. 
당분간 교회를 차례로 순례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