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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되는꿈

월량대표아적심

며칠 전

집을 나서는 아침이었다.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차분한 음성의 디스크자키가

"월량대표아적심"이라는 곡목을 발음했다.

이윽고 음악이 흘러나오고,

문득 시야에 들어온 빌딩들 사이의 하늘이

너무 맑고

너무 파아랗고

너무 높았다.

너무 따뜻했다.

가슴이 부풀어오르는 것 같았다.

애잔한 등려군의 목소리 때문인지

장만옥과 여명의 애틋하던 사랑 때문인지

홍콩에서 헤어진 남녀를 뉴욕에서 만나게 하는 우연 같은 것들,

그런 신비야말로 이 세계를 조화롭게 만드는 거라고 믿고 싶어져서였는지

그냥 문득 눈길을 던진 하늘이 너무 좋아서였는지

아무튼 그 짧은 순간의 그 감정을

한동안 잊고 싶지않았다. 그런 이유로고작,

메신저의 대화명에

"가을하늘이 맑다"라고 적어두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