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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흘러가기

지난주부터, 일주일에 세 번
수영장에 간다.
가장 좋아하는 것은
배영을 하는 시간.
물 위에 누워 천정을 바라보면
인도양의 하늘이 생각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하늘을 바라보고 물 위에 뜨는 법을 배울 때,
최선생이 말했었다.
그냥 흘러가는 물에 자연스럽게 몸을 내버려두는 것,
그게 물 위에 뜨는 법이라고.

25m 좁은 풀,
물 위에 누워 수영장 천정을 쳐다보면
그때의 그, 오키프의 그림을 닮은
하늘이 생각나
눈이 부신다.

그렇게 두둥실 떠있다 보면
내 몸 안의,아직 버려지지 못한 힘들을
너무나 명료하게 느낄 수 있다.
사람의 몸은 불필요한 힘들을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는 것인지.

힘을 더 빼야 한다,
자연스럽게 흘러야 한다,
그렇게 속으로 말한다.

예기치 않게 주어진
명상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