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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선지위에쓰다

에피쿠로스의 정원

"형이상학자들이 어떤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내는 경우 그들은 마치 칼이나 가위 대신 메달이나 동전을 숫돌에 가는 연마사와 같다. 그들은 거기에 새겨진 양각 무늬나 음각 무늬 혹은 초상화 등을 갈아서 지워버린다. 그리고 누군가가 그 동전들에서 빅토리아 여왕이나 빌헬름 황제, 프랑스 공화국 등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을 때, 그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즉 이 동전들은 시간과 공간에서 가져왔기 때문에, 이제 그 속에는 특정하게 영국이나 독일 혹은 프랑스에 관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 다시 말해서 이제 그 동전들은 가령 5프랑의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평가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지며, 그것들이 교환의 매개물로 통용되는 영역은 무한히 확장된다."

- 아나톨 프랑스, "에피쿠로스의 정원(Garden of Epicur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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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종류의 역설, 그에서 연유하는 당혹이나 괴로움 같은 것,
역시 그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