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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레탕티즘

메종 드 히미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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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영화를 보고 싶었다.
뭐라고 할까,
따뜻한 영화 말이다.
유쾌함과 발랄함을 주 정조로 하되
고통을 외면하지 않는 영화.
 
스무살 무렵에 <바그다드 카페>를 보았을 땐
그 따뜻함이 오히려 거북하게 느껴졌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짐을 싸들고 떠나려던 여자,
왜 떠나느냔 질문에
<사람들이 갑자기 따뜻해졌어요>라고 말하던
그 여자의 그 대답이 가장 큰 울림을 주더란 말이다.
 
그러나
황량함이나 고통스러움,
그 역시 삶의 오직 일면에 불과한 것.
수다를 나누고 깔깔거리며
깜찍한 상상과 이야기들에 둘러싸인 게이 노인들의 모습이
어쩌면 삶의 진경에 더 가까운 것일지 모른다.
 
 
***
 
감독의 전작이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이라고 해서
두 영화 사이의 유사성을 찾으려하지는 말 것.
 
한편, 이 영화의 소소한 즐거움 중 하나는
멋진 두 게이 남자.
특히 아버지 역의 배우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배우 중 하나인 제레미 아이언스를 떠올리게 했다.
<M 버터플라이>의 마지막 장면을 기억나게 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