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밤에는 오랜만에, 날아다니는 꿈을 꾸었다. 평생 내가 꾸었던 꿈들 중 절반 이상에서, 나는 늘 날아다녔다. 지극히 일상적인 사건들 사이 사이, 지극히 일상적으로, 걷는 대신 늘 날아다닌다. 두 팔을 벌리고 나는 게 아니라, 한 걸음을 딛을 때마다 가볍게 새털처럼 날아오른다. 다시 천천히 가라앉듯이 땅 위로 내려오면, 또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러면 다시 가볍게, 비누방울처럼 날아오른다.
정신분석학이나 심리학은 사양. 그 가볍고 자유로운 기분을, 무어라고 표현할 수 있을까. 밤새 날아다니고 나서, 오늘처럼 경쾌한 기분에 젖어든 것은 아마도 처음인 듯하다. 단지 날아다니는 꿈을 의아하게 생각했을 뿐. 왜 예전에는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을까.
간밤의 꿈처럼, 꿈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그 경쾌한 비누방울의 모드로 이 봄날을 보내고 싶다. 훨씬 더 가볍게, 경쾌하게, 날아오를 듯이.